181년 전통의 미국 보석업체인 ‘티파니’는 밀레니얼 세대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배우 엘르 패닝(왼쪽 사진)을 기용했다. 국내 패션업체인 ‘휠라코리아’는 배우 김유정을 모델로 기용해 젊은층이 선호하는 이미지로의 변신을 시도했다.  각 사 제공

181년 전통의 미국 보석업체인 ‘티파니’는 밀레니얼 세대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배우 엘르 패닝(왼쪽 사진)을 기용했다. 국내 패션업체인 ‘휠라코리아’는 배우 김유정을 모델로 기용해 젊은층이 선호하는 이미지로의 변신을 시도했다. 각 사 제공

기업 브랜드는 하나의 생명체와도 같다. 태어나서 성장하고 성숙하고 또 쇠락기에 이르는 사이클을 갖는다. 장수브랜드들은 그래서 전성기일 때 안주하지 않고 오히려 브랜드를 혁신하면서 다시 새 생명을 불어넣는다. 브랜드의 ‘골격’인 핵심 정체성은 유지하되 브랜드의 노쇠한 세포를 걷어내고 거듭나게 하는 것이다. 기로에 선 브랜드는 어떻게 다시 살 수 있을까.

국내 화장품업계 1위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의 고민 중 하나다. 설화수, 아이오페, 라네즈 등을 거느린 ‘K뷰티’의 대표 브랜드지만 지난 3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4% 줄어들었다. 마케팅 비용을 늘렸는데도 매출 성장세 둔화를 피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달라진 시장에 적응이 느렸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화장품 산업은 대기업 ‘빅 브랜드’가 아닌 중소기업 ‘패스트 뷰티’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중이다. 소비자들이 브랜드숍보다는 헬스앤드뷰티(H&B) 편집숍에서 다양한 제품을 한눈에 보기를 원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사용 경험을 적극 공유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마이너리티’ 회사들이 혁신적 콘셉트의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최근 분석에서 “K뷰티의 가장 큰 경쟁력인 ‘혁신성’ 측면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에어쿠션 이후 이렇다 할 신규 카테고리가 없다”면서 “글로벌 화장품 시장의 ‘마이너리티 시대’에 아모레퍼시픽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모바일로 구매 방식이 바뀌면서 ‘브랜드’라는 메리트가 약해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자체 유통채널인 ‘아리따움’에 타사 제품들을 들이고 최근 브랜드와 상품 개발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면서 변화에 대응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부진은 장수기업이라면 어디나 한 번쯤은 겪는 일이다. 다만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브랜드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자사 정체성을 잃지 않는 고집스러움과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귀기울이는 겸허함이 필요하다”면서 “새로운 소비자들을 적극 포용하지 않으면 고객들이 고령화되면서 브랜드도 고령화되고 힘을 잃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티파니
밀레니얼 세대 아이콘 패닝 기용
고전 이미지에 스트리트 문화 접목
변신에도 충성고객 유지 눈길

최근 업계의 모범사례로 손꼽히는 브랜드가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181년 전통의 고급 보석업체 ‘티파니’이다. 젊은 세대에게 결혼이나 보석이 매력을 잃으면서 2년 연속 매출이 하락하자 지난해 리브랜딩에 나섰다.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배우 엘르 패닝을 모델로 기용해 고전적인 티파니 브랜드에 스트리트 문화의 유전자를 차용했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1961)의 명장면에서 배우 오드리 헵번이 그랬듯이 패닝도 진열장 속 보석의 아름다움에 눈길을 빼앗긴다. 다만 패닝은 후드티를 입고 경쾌한 스트리트 댄스를 춘다. ‘빌리브 인 러브’ 캠페인을 통해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 속 아름다운 반지들을 노출시키면서 밀레니얼 세대에게 보석의 매력을 다시 알렸다.

지난해에는 뉴욕 티파니 매장의 일부를 ‘블루 박스 카페’로 개조해 밀레니얼 세대들이 티파니라는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열었다. 신세대들이 많은 SNS 계정을 적극 운영하는 것도 두드러진 전략이다. 인스타그램에서 700만명, 페이스북에서 90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티파니의 전 세계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나 늘었다. 미국의 마케팅 전문가 톰 카프라소는 “이 같은 변화를 단기에 이뤄낸 것은 티파니가 그만큼 고객들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브랜드를 새롭게 하면서 나이 많고 부유한 기존 충성고객층을 잃지 않는 데도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휠라
30~50대 버리고 10~20대 초점
2016년 젊은 얼굴 김유정 발탁
‘아저씨 옷’ 이미지 아웃도어 포기

국내 업계에서 브랜드 리뉴얼의 모범사례로 손꼽히는 업체는 ‘휠라코리아’다. 2015년만 하더라도 국내 시장에서 휠라의 주요 고객층은 30~50대였다. 하지만 실적 부진이 계속되자 그해 4월 브랜드 혁신에 나섰다. 10~20대 젊은층이 선호하는 이미지로 탈바꿈을 시작한 것이다. ‘아저씨 옷’ 이미지가 강한 아웃도어 사업은 과감하게 포기하고, 2016년에는 배우 김유정을 휠라의 젊은 얼굴로 기용했다. 여기에 합리적 가격의 운동화인 ‘코트 디럭스’가 10대들 사이에서 ‘교복 신발’이 될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면서 휠라의 새로운 전성기가 열렸다.

미국과 유럽, 중국에서의 사업도 호조를 보이며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8% 증가한 7259억원, 영업이익은 108% 늘어난 739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30~50대 고객을 과감히 버리고 10~20대 소비자들에게 초점을 맞춘 휠라의 결정은 매우 대담했다”면서 “올해에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인 ‘펜디’의 로고를 휠라식으로 패러디한 기업 간 협업 아이템으로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811182111005&code=920501#csidxd21d01a40e267d396d03861cd3a4e28 

오래 운영된 장수 기업들은 고령화된 브랜드의 고착된 이미지 관리를 꾸준히 개발하고 변해야한다. 소비자들은 변덕 스럽다. 기업 브랜드에도 유행이 있고 . 만들어지면 성장하고 발전하고 또 쇠락기에 이르는 사이클을 갖는다. 오래된 기업의 브랜드들은 그래서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브랜드를 개발하고 다시 새롭게 바꾼다. 브랜드의 이미지와 정체성은 유지하되 브랜드의  낡은 이미지를 탈피하고 새롭게 만드는 것이다. 브랜드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자사 정체성을 잃지 않는 고집스러움과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귀기울여야 한다. 새로운 소비자들을 적극 포용하고 바뀌지 않는다면 기존의 고객마저도 잃을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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